인천지법 2017. 1. 10. 선고 2016나61108 판결
[구상금] 확정[각공2017상,227]
【판시사항】
갑이 을의 피용자가 운전하는 오토바이에 충격당하여 부상을 입고 요양기관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을이 요양기관에 피해자 본인부담금 및 비급여치료비를 대신 지급하고, 갑과 사고로 인한 부상에 관하여 합의를 하면서 합의금을 지급하였으나, 그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위 사고로 갑이 부담한 본인부담금이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환급결정을 하고 갑에게 사후환급금을 지급한 후 을을 상대로 구상금을 구한 사안에서, 공단은 을을 상대로 사후환급금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갑이 을의 피용자가 운전하는 오토바이에 충격당하여 부상을 입고 요양기관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을이 요양기관에 피해자 본인부담금 및 비급여치료비를 대신 지급하고, 갑과 사고로 인한 부상에 관하여 합의를 하면서 합의금을 지급하였으나, 그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위 사고로 갑이 부담한 본인부담금이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환급결정을 하고 갑에게 사후환급금을 지급한 후 을을 상대로 구상금을 구한 사안에서, ‘사후환급’은 요양급여비용 중 일부인 본인부담금의 연간 총액이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경우 공단이 이를 대신 부담하고 가입자에게 그 금액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보험급여가 이루어지므로 현물급여의 형태로 실시되는 요양급여와는 서로 구별되는 특수한 형태의 보험급여이고, ‘사후환급’이라는 보험급여가 공단이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액을 가입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이상 공단은 사후환급금이 갑에게 현실적으로 지급된 때 비로소 보험급여의 한도 내에서 제3자인 을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하는데,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 제1항은 다른 구상권 취득과 마찬가지로 가입자가 제3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공단이 보험급여를 한 경우 보험급여의 범위 내에서 제3자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한다는 규정으로서, 가입자가 제3자와 합의를 하고 합의금 전액을 지급받음으로써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한 경우에는 그 이후에 공단이 가입자에게 보험급여를 하더라도 더 이상 제3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는 없는바, 을이 갑과 사고로 인한 부상에 관하여 합의를 하고 합의금을 지급한 후 공단이 갑에게 사후환급금을 지급하여, 사후환급금 지급에 의한 보험급여가 위 합의에 따른 합의금 지급으로 갑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한 이후 이루어졌으므로, 공단은 을을 상대로 사후환급금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구 국민건강보험법(2016. 3. 22. 법률 제140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현행 제44조 제1항 참조), 제58조 제1항,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2017. 3. 20. 대통령령 제279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2항(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제44조 제2항 및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19조 제3항, 제4항 참조), 제4항(현행 제19조 제5항 참조), 민법 제756조
【전 문】
【원고, 항소인】 국민건강보험공단
【피고, 피항소인】 피고
【제1심판결】 인천지법 2016. 9. 20. 선고 2015가소443034 판결
【변론종결】
2016. 12. 13.
【주 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피고는 원고에게 6,249,680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12. 1.부터 2017. 1. 10.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 중 금원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7,907,460원 및 그중 6,335,930원에 대하여는 2012. 12. 1.부터, 나머지 1,571,530원에 대하여는 2014. 11. 8.부터 각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821,210원 및 그중 6,249,680원에 대하여는 2012. 12. 1.부터, 나머지 1,571,530원에 대하여는 2014. 11. 8.부터 각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 사실
가. 원고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하는 국민건강보험의 보험자이다. 피고는 상호명 ○○○수산의 사업주로서 조카 소외 1을 일당제로 고용하여 작업을 시킨 소외 1의 사용자이다. 소외 2는 원고가 실시하는 건강보험의 가입자로서 아래와 같은 사고로 부상을 입은 피해자이다.
나. 소외 2는 2012. 8. 20. 08:00경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지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중 내리막길을 통해 지하로 내려오던 소외 1 운전의 사발이 오토바이에 다리 부분을 충격당하여(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상세불명의 아래다리 부분의 열린 상처 등”의 부상을 입었다.
다. 소외 2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요양기관인 △△대학교병원에서 2012. 8. 20.부터 2012. 10. 22.까지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치료를 받았는데, 그 기간 동안 발생한 전체 치료비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16,769,152원이었다.
항목 | 금액 |
원고 공단부담금 | 8,735,930원(주1) |
피해자 본인부담금 | 2,781,760원 |
비급여치료비 | 5,166,944원 |
전체 치료비 합계 | 16,769,152원 |
주1) 8,735,930원
라. 피고는 소외 2의 위 치료기간 동안 △△대학교병원에 피해자 본인부담금 및 비급여치료비를 소외 2 대신 지급하였고, 원고에게는 공단부담금 중 240만 원을 납부하였으며, 2012. 11.경에는 소외 2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에 관하여 합의를 하면서 합의금으로 1,500만 원을 지급하였다.
마.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소외 2가 2012. 9. 7.부터 2012. 10. 22. 사이에 부담한 본인부담금이 국민건강보험법 제44조, 동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에 따른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2014. 11. 6. 동법 시행령 제19조 제4항에 따라 소외 2에게 1,571,530원(이하 ‘이 사건 사후환급금’이라 한다)을 환급하기로 결정하고(이하 ‘이 사건 환급결정’이라 한다), 2014. 11. 7. 소외 2와 사이에 소외 2의 기왕의 체납보험료와 위 금액을 상계하기로 하는 합의를 함으로써 이 사건 사후환급금을 지급하였다. 이후 원고는 2015. 7. 28. 이 사건 사후환급금을 구상금으로 환입하기로 결정하고 2015. 7. 30. 피고에게 위 금액의 납부를 고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당심의 △△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구상권 취득 및 그 범위
가. 구상권의 취득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사고를 발생시킨 소외 1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소외 2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원고가 소외 2에게 요양기관에서 치료를 받게 함으로써 보험급여를 하였으므로, 원고는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 제1항에 따라 그 급여에 들어간 비용의 한도에서 소외 2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취득하였다.
나. 구상권의 범위
(1) 관련 법리
국민건강보험법상의 요양급여는 원칙적으로 요양기관에 의하여 질병 또는 부상이 치유되기까지 요양하게 하는 현물급여의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할 것이므로, 피보험자가 요양기관에서 치료를 받았을 때 현실적으로 보험급여가 이루어지고 이로써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그 보험급여의 한도 내에서 제3자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한다. 그리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후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하는 경우, 피해자의 과실 등을 고려하여 산정된 손해배상채권의 범위 내에서 보험급여액 전부에 관하여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할 수 있고, 여기에서 가해자가 그때까지 발생한 기왕치료비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지급한 돈이나 합의금으로 지급한 돈을 공제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82633 판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다7294 판결,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다39103 판결,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다208524 판결 등 참조).
(2) 본건의 경우
(가) 소외 2의 손해배상채권
살피건대, 앞서의 인정 사실 및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내리막 경사가 끝나는 지점으로 사발이 오토바이의 운행이 잦은 곳이고 일반인들이 통상 휴식을 취하는 장소는 아니었던 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함에 있어 소외 2는 사고의 위험성이 있는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면서도 주위를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점 등을 감안하면, 소외 2의 위와 같은 부주의 역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소외 2의 과실비율을 20%로 참작한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소외 2의 피고에 대한 기왕치료비 손해배상채권은 13,415,321원(= 전체 치료비 16,769,152원 × 가해자 책임비율 80%)이 된다.
(나) 피고 지출 치료비 및 합의금의 공제 여부
피고는, 자신이 소외 2 대신 △△대학교병원에 치료비를 지급하고 소외 2에게 이 사건 사고에 관한 합의금까지 모두 지급한 이상 원고가 자신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소외 2의 치료기간 동안 △△대학교병원에 피해자 본인부담금 및 비급여치료비를 소외 2 대신 지급하고, 2012. 11.경 소외 2와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합의를 하면서 합의금으로 1,50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에서 살핀 법리에 의하면, 원고의 보험급여가 이루어진 이후 피고가 지급한 치료비 및 합의금은 원고의 구상금에서 공제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위 법리에 반하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이 사건 사후환급금에 대한 원고의 구상권 행사 가부
원고가 이 사건 사후환급금에 대하여도 피고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사후환급금을 지급하기 전 이미 소외 2의 본인부담금을 전부 지급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외 2와 합의하고 합의금까지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이 부분 구상금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다툰다.
1) 이 사건 사후환급금의 법적 성질 및 원고의 구상권 취득시기
먼저 이 사건 사후환급금의 법적 성질 및 원고의 구상권 취득시기에 관하여 본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4조는 “요양급여를 받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비용의 일부를 본인이 부담한다.”라고 규정하고, 동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4항은 ‘요양급여비용 중 본인부담금의 연간 총액이 본인부담상한액을 넘는 경우에는 공단이 그 넘는 금액을 부담하고,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위와 같이 공단이 부담하여야 하는 금액을 요양기관에 납부한 경우에는 그 금액을 가입자나 피부양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본인부담상한제’라 한다).
위와 같이 본인부담상한제는 국민건강보험 가입자가 1년간 지불한 의료비(비급여치료비 제외) 중 본인부담 총액이 소득분위에 따른 개인별 상한금액(자세한 내용은 별지 ‘소득분위에 따른 연도별 본인부담상한액’ 참조)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액을 공단에서 되돌려주는 제도로서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액을 공단이 되돌려주는 시기와 방법에 따라 ‘사전급여’와 ‘사후환급’으로 구분되어 운용되고 있다. ① 먼저 ‘사전급여’는 동일한 요양기관에서 연간 입원 본인부담금이 최고상한액(2012년 기준 400만 원, 2015년 기준 506만 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되는 금액을 요양기관이 환자에게 받지 아니하고 공단에 직접 청구하여 당해 연도에 지급받는 제도이다. ② 반면 ‘사후환급’은 개인별 건강보험료 정산에 따른 상한액기준보험료 주2) 결정 전후로 나누어 (a) 상한액기준보험료 결정 이전에 개인별 연간 누적 본인부담금이 최고상한액을 초과할 경우 매월 초과금액을 계산하여 가입자에게 지급하고, (b) 상한액기준보험료 결정 이후에는 개인별 연간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을 소득기준별로 정산하여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제도이다.
이처럼 ‘사전급여’와 ‘사후환급’은 요양급여비용 중 일부인 본인부담금의 연간 총액이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경우 공단이 이를 대신 부담하고 요양기관 또는 가입자에게 그 금액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보험급여가 이루어지므로 가입자의 질병·부상 등에 대하여 요양기관에서 진찰·검사·치료·입원 등을 받게 함으로써 현물급여의 형태로 실시되는 요양급여와는 서로 구별되는 특수한 형태의 보험급여라고 할 것이고, ‘사전급여’ 및 ‘사후환급’이라는 보험급여가 공단이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액을 요양기관 또는 가입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이상 그 초과금액이 요양기관 또는 가입자에게 현실적으로 지급된 때 비로소 공단은 그 보험급여의 한도 내에서 제3자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본건에서 원고는 소외 2가 이 사건 사고로 입은 부상으로 2012. 9. 27.부터 2012. 10. 22.까지 요양기관에서 실시된 요양급여로 부담하게 된 본인부담금 중 본인부담상한액을 넘는 금액에 대하여 사후적으로 환급결정을 하고 2014. 11. 7. 소외 2에게 이 사건 사후환급금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사후환급금은 앞서 살펴본 ‘사후환급 (b)’에 해당하고, 원고는 이 사건 사후환급금이 소외 2에게 현실적으로 지급된 2014. 11. 7. 비로소 그 보험급여의 한도 내에서 제3자인 피고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한다고 할 것이다.
2)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권 행사 가부
다음으로 원고가 이 사건 사후환급금에 대하여도 피고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 제1항은 다른 구상권 취득과 마찬가지로 가입자가 제3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공단이 보험급여를 한 경우 그 보험급여의 범위 내에서 제3자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한다는 규정으로서, 가입자가 제3자와 합의를 하고 합의금 전액을 지급받음으로써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한 경우에는 그 이후에 공단이 가입자에게 보험급여를 하더라도 더 이상 제3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본건에서 피고가 2012. 11.경 소외 2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에 관하여 합의를 하고 합의금으로 1,500만 원을 지급한 사실, 원고는 그 이후인 2014. 11. 7. 소외 2에게 이 사건 사후환급금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 사건 사후환급금 지급에 의한 보험급여가 위 합의에 따른 합의금 지급으로 소외 2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한 이후 이루어졌으므로 원고는 더 이상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사후환급금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결론은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사정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고 하겠다. 즉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사후환급이 있기 이전에 만약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한 경우 가해자로서는 그때까지 확정된 공단의 구상금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 금액 전부를 피해자에게 지급하여야 하고 법원 역시 그와 같은 내용으로 판결을 하게 되는데, 나중에 가해자가 예측하기 어려운 사후환급이 있었다고 하여 가해자가 그 금액만큼을 다시 공단에 환입하여야 한다고 해석한다면(이는 ‘사후환급’의 법적 성질을 요양급여와 마찬가지로 현물급여로 파악할 때 가능한 해석이다) 이는 가해자에게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정변경을 이유로 이중지급을 강제하고, 그로 인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완전한 피해변제를 꺼리게 만드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 제2항을 적용하여(즉 ‘사후환급’의 법적 성질을 요양급여와 구별되는 특수한 형태의 보험급여로 파악하여) 공단이 피해자에게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한 본인부담금을 환급하기 전 피해자가 그 초과 금액에 관하여 이미 손해배상을 받았는지 확인한 다음(동법 제55조에 의하여 “공단은 보험급여를 할 때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보험급여를 받는 사람에게 문서와 그 밖의 물건을 제출하도록 요구하거나 관계인을 시켜 질문 또는 진단하게 할 수 있다.”) 그 배상액의 한도에서 처음부터 환급을 실시하지 아니하고, 피해자가 그 초과 금액에 관하여 이미 손해배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공단이 그와 같은 사정을 모르고 피해자에게 다시 환급을 실시한 경우에는 동법 제58조 제1항의 제3자에 대한 구상권 규정이 아닌 제57조 제1항의 규정(“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에 대하여 그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에 따라 피해자를 상대로 부당이득을 징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적 안정성과 구체적 타당성을 모두 확보하고, 가입자인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애초에 이중지급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공단의 재정건정성도 유지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관리실 2015. 11. 발행「급여관리 업무처리지침」사후환급금 지급기준은 제3자의 행위로 보험급여를 받았으나 그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받지 않은 경우 사후환급이 가능한 반면 동법 제58조 제2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지급제외대상이라고 하면서(제231면) 사후환급금 지급 후 동 지급금이 지급제외대상에 해당된 경우에는 환입대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바(제243면), 사후환급을 위에서 언급한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실무의 위와 같은 업무처리지침과도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사후환급금에 대한 구상금청구는 이유 없다.
3) 가정적 판단(‘사후환급’을 요양급여의 일종으로 파악할 경우)
이 사건 사후환급금을 요양급여의 일종으로 파악할 경우에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이 부분에 대한 구상금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먼저, 이 사건 사후환급금을 요양급여의 일종으로 파악할 경우 앞서 관련 법리에서 본 바와 같이 소외 2에 대한 요양급여가 요양기관에서 현물급여 형태로 이루어짐과 동시에 원고는 그 보험급여의 한도 내에서 피고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하게 된다. 즉, 원고는 소외 2가 요양기관에 본인부담금 명목으로 지출할 돈 중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여 실제로는 공단이 부담하여야 할 이 사건 사후환급금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채권(이하 ‘이 사건 채권’이라 한다)을 요양급여와 동시에 소외 2로부터 대위취득하게 되고, 그에 따라 소외 2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그 범위에서 당연히 감축된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다50149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가 소외 2에게 이 사건 사후환급금을 실제 지급한 시기가 피고가 소외 2에게 본인부담금이나 합의금을 지급한 때 이후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이미 취득한 구상권이 당연히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위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채권을 대위취득하게 되어 소외 2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그 범위에서 감축되고 소외 2는 더 이상 이 사건 채권을 행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본인부담금 명목으로 부과된 돈에 대해서 여전히 소외 2가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채 이 사건 채권의 근거가 된 소외 2의 본인부담금 전부와 나아가 합의금까지 모두 소외 2에게 지급하였고,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는 위와 같은 사정을 들면서 원고의 구상금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다투고 있는바,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를 주장한 것으로 충분히 선해할 수 있다.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는 변제자가 선의이며 과실 없는 때에 한하여 효력이 있는바(민법 제470조), 여기서 ‘채권의 준점유자’라 함은, 변제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일반의 거래관념상 채권을 행사할 정당한 권한을 가진 것으로 믿을 만한 외관을 가지는 사람을 말한다(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4다5389 판결 등 참조).
본건에서 ① 이 사건 채권은 요양급여 당시 원고가 이미 대위취득하여 채권자의 지위에 있었다 할 것이나, 이 사건 환급결정이 있기 이전에는 통상의 구상금 사건과 달리 원고의 구상권이 이 사건 채권에 대하여도 미치리라는 점을 쉽사리 알기는 어려웠다고 보이고, 더욱이 이 사건 환급결정은 원고의 요양급여가 실시되고 2년 이상 경과한 시점에 이루어졌고 피고에 대한 구상금 환입고지는 2015. 7. 30.에야 이루어진 점을 감안하면, 변제자인 피고의 입장에서 볼 때 피해자인 소외 2가 여전히 이 사건 채권에 대하여도 그 지급을 구할 정당한 권한을 가진 것으로 믿을 만한 외관을 가지는 사람이라고 평가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고, ② 피고가 소외 2의 본인부담금 전부와 합의금까지 모두 소외 2에게 지급한 점과 위 ①에서 언급한 사정 및 이 사건 사후환급금이 지급되기 전에 소외 2가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경우 그때까지 확정된 공단의 구상금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 금액 전부를 피고가 소외 2에게 지급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가 소외 2에게 이 사건 채권을 변제할 당시 선의이며 과실 역시 없었다고 판단되므로, 본건은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에 해당하여 그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사후환급금에 대한 구상금청구는 이러한 측면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소결론
소외 2의 기왕치료비 손해배상채권(= 13,415,321원)이 이 사건 사후환급금을 제외하고 원고가 지출한 공단부담금(= 8,735,930원)보다 그 금액이 크므로 원고는 위 공단부담금 전부에 대하여 피고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공단부담금 중 24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6,335,930원(= 8,735,930원 - 240만 원) 및 그중 제1심판결에서 인용한 86,250원에 대하여는 원고의 보험급여가 이루어진 날 이후로서 제1심이 인정한 2014. 11. 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6. 9. 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당심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6,249,680원(= 6,335,930원 - 86,250원)에 대하여는 원고의 보험급여가 이루어진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2. 12.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판결 선고일인 2017. 1.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당심에서 추가로 인정한 금원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소득분위에 따른 연도별 본인부담상한액: 생략]
판사 김정학(재판장) 김정일 최혜인
주1) 전체 치료비 합계에서 피해자 본인부담금과 비급여치료비를 공제하면 원고 공단부담금이 8,820,448원(= 16,769,152원 - 2,781,760원 - 5,166,944원)이 되어야 하나, 원고의 주장 및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실지출 공단부담금이 8,735,930원이므로 이 금액을 한도로 인정한다.
주2) 참고로, 2015년도 개인별 건강보험료 정산은 익년도인 2016. 8.경에 최종 완료되어 2016. 8. 9.부터 본인부담상한액 초과 본인부담금의 환급이 시작되었다(보건복지부 2016. 8. 8. 배포 보도자료 “본인부담상한액 넘는 의료비 건강보험에서 돌려 드려요!” 참조. 출처: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 알림 - 보도자료 게시글 12853번).
출처: 대법원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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