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9-52호] 그라인더 작업중 발생한 화재가 피보험자의 중과실에 의한 사고인지 여부
[인용] 보험약관에서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중과실의 의미 내용은 거의 고의에 가까운 정도로 현저하게 주의를 결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매우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본건에 있어서와 같이 상점 내에서 진열대가 넘어져 어지럽혀진 상점을 빨리 수습하여 정상적인 영업을 하여야 하는 경황이 없는 상황이었음을 감안할 때 비록 완벽한 재해방지 조치에는 이르지 못하였지만 기본적인 주의의무를 이행하고 작업을 시작하였고, 이러한 작업중에 발생한 본건 화재사고에 대하여 신청인의 남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1999.10.26. 조정번호 제99-52호) |
가. 사실관계
1999.8.25. 18:10경 신청인 및 신청인의 남편이 운영하는 ○○페인트 대리점(건평 약21평)내에서 철재앵글로 제작된 진열대(2,500×2,300mm)가 페인트 캔의 하중을 이기지 못하여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함. 이에 신청인은 동 대리점으로부터 가까운 곳에서 작업중인 신청인의 남편(A씨)에게 동 사실을 알림.
신청인의 남편은 대리점 내를 대충 정리한 후 쇠톱을 이용하여 철재앵글을 절단하려 하였으나 여의치 아니하자 동 상점 이웃에 있는 △△앵글사(상점주 B씨)에서 그라인더를 빌림. 이 때 신청인의 남편은 신청외 B씨로부터 그라인더 작업시 불꽃의 방산을 방지할 수 있는 방호벽(합판, 대략 800×900×12mm)을 함께 빌리고 그라인더의 사용방법과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을 들음. △△앵글사에서 빌려온 합판을 신청인의 남편이 작업하는 전방에 설치하고 상점출입구쪽에 있는 전기코드에 그라인더를 연결시키고 작업을 하던중 갑자기 화재가 발생하여 신청인의 남편이 신체피해(양측하퇴부에 2도 및 3도화상)를 입고 페인트가 손상되는 등의 물적피해가 발생함.
나. 당사자의 주장
(1) 신청인의 주장
신청인의 남편은 자신의 상점과 이웃에 있는 △△앵글사에서 그라인더와 방호벽을 빌리면서 작업시의 주의사항을 들은 바 있으며 철재앵글 절단작업을 하기전에 상점바닥에 흘러내린 페인트 등을 닦아내고 방호벽을 설치한 후 작업을 하던중 갑자기 화재가 발생한 것임. 따라서 단순히 페인트 등 인화물질이 있던 장소에서 그라인더로 작업중 그 불꽃으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들어 중과실에 의한 사고로 단정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피신청인의 주장은 부당함.
(2) 피신청인의 주장
본건 사고는 철재앵글로 만든 진열대가 하중을 이기지 못하여 넘어지면서 진열대위의 페인트와 신나통이 상점바닥으로 떨어져 내용물이 흘러나와 상점내에 고여 있는 상황에서 신청인의 남편이 그라인더로 철재앵글을 절단하던 중 불티가 상점바닥의 신나와 페인트에 착화되면서 발생한 화재임.
한편, 해당 보험약관 제6조 제1항에는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이들의 법정대리인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생긴 화재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본건 사고경위와 법률자문내용에 의할 때 본건 사고는 신청인 남편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보험약관에 정한 면책사유에 해당되어 보험금 지급책임이 없음.
다. 위원회의 판단
◆ 본건의 쟁점은 그라인더로 철재앵글을 절단하던 중에 발생한 화재가 신청인의 남편의 중과실에 의한 사고로 볼 수 있는지 여부라 할 것임. |
신청인이 가입하고 있는 ○○안전보험 보통약관(이하 “보험약관”이라 함) 제6조(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 제1항에 의하면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이들의 법정대리인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음.
따라서 본건 사고가 실질적인 피보험자에 해당하는 신청인의 남편에 의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기인하여 발생한 사고임이 판명되면 보험약관 제6조 제1항에 의거 피신청인에게 보험금 지급책임이 발생하지 아니한다 할 것임.
본건 사고경위를 종합하여 보면 신청인의 남편은 상점바닥에 쏟아진 페인트, 신나통 등의 일부를 대충 정리하고 흘러내린 페인트 및 신나를 닦은 후 무너진 철재앵글 진열대를 치우기 위하여 자신의 상점과 이웃에 있는 삼성천막앵글에서 철재앵글을 절단할 수 있는 그라인더를 빌리면서 사용방법 및 주의사항에 대하여 설명을 들은바 있음. 또한 그라인더 작업시에 발생하는 불꽃의 방산을 방지할 수 있는 방호벽(합판)을 함께 빌려온 후 그라인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작업위치 전방에 동 방호벽(합판)을 설치하고 작업을 하던중 갑자기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인정됨.
일반적으로 페인트, 신나 등 인화성물질이 가까이 있는 상황에서 불꽃이 일어나는 그라인더 작업을 하는 작업자로서는 사전에 인화물질을 밖으로 치우고 작업장소 주변에 흘러내린 인화물질이 있는지 여부를 주의깊게 살핀후 안전하게 작업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할 것인 바, 신청인의 남편의 중과실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피신청인은 본건 작업시에 신청인의 남편이 취한 주의조치 등 사고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함이 없이 단순히 본건 사고가 페인트 신나 등 인화성이 강한 물질 옆에서 그라인더 작업을 하던중 발생한 사고이므로 신청인의 남편의 중대한 과실에 기인한 사고라고 단정하고 있으나, 비록 신청인의 남편은 작업착수전에 화재사고를 완벽하게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는 못하였으나 인화물질이 흘러내린 상점바닥을 닦고 아울러 불꽃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호벽을 설치하는 등 화재발생에 대비한 기본적인 필요조치는 취한 것으로 인정됨.
보험약관에서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중과실의 의미 내용은 거의 고의에 가까운 정도로 현저하게 주의를 결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매우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본건에 있어서와 같이 상점 내에서 진열대가 넘어져 어지럽혀진 상점을 빨리 수습하여 정상적인 영업을 하여야 하는 경황이 없는 상황이었음을 감안할 때 비록 완벽한 재해방지 조치에는 이르지 못하였지만 기본적인 주의의무를 이행하고 작업을 시작하였고 이러한 작업중에 발생한 본건 화재사고에 대하여 신청인의 남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라. 결 론
따라서 신청인의 남편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피신청인의 면책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해당 보험약관규정에 따라 신청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함.
출처: 금감원 분쟁조정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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